“인간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 할 수 없다.
하나의 세계로부터 두 개의 세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 켄 웰버, 『 무경제 』, 정신세계사
뇌과학의 한 연구대상으로, 감각을 통한 인지로서 ‘퀄리아(Qualia, 감각질)’와 퀄리아를 통해 들어온 정보로서 ‘제2의 자연(Second Nature)’이라는 개념은 인간의 과학적이고도 영성적인 인식의 향방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은 자신의 '퀼리아'의 감각과정으로 제1의 자연(물리적인 실체)이 아닌 가상의 제2자연을 태생시키며 그안에서 살아간다고 제럴드 에델만(Gerald Edelman, 1929-2014)은 말합니다. 뇌로 유입되는 세계는 '있는 그대로'의 물리적 실체라기 보다는, 각자의 기억과 상황에 따라 주관적으로 수용되거나 인식, 변용된 형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개체생존을 위해 과거의 기억과 경험으로부터 DNA화된 연결 패턴, 문화적 경험이 이미 견고하게 형성된 인간은 그 '선입견'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존재적 한계에 놓여집니다.
마인드붐 2022의 주제인 “연결, 공감, 연대”는 바로 이러한 인간의 존재적 한계를 분명히 인지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고, 제1자연과 제2자연 사이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태도를 지지합니다. 분별을 거부하고 자연의 상태를 희구하거나(홍이현숙), 인체의 기본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형하여 인간의 실존을 흔들어 보기도 하고(최수앙), 생존의 근원으로서 호흡의 흔적을 남기고(최선), 물리적 시각을 분해해 보거나(강수빈), 미묘한 조각을 행하는(황지영) 동시에 중력을 거스르는 보이지 않는 힘을 시각화하고(서동해), 온몸으로 시련을 끌어안으며(고니), 사회 구성원의 패턴을 시각화하는(조혜진) 참여 작가의 작업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기존 인식과 저항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예술을 각자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사건으로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양한 워크숍 프로그램들도 준비하였습니다.
9명의 예술가와 6명의 안내자들, 그리고 수많은 시민이 함께 만드는 2주간의 축제가 서로 연결되고, 공감하며, 연대하는 순간들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